내맘에 이뻐~

구월이 오면 / 안도현

엄마의딸 2020. 9. 8. 13:32

구월이 오면

 

-안도현

 

 

 

그대

구월이 오면

구월의 강가에 나가

강물이 여물어 가는 소리를 듣는지요.

 

뒤따르는 강물이

앞서가는 강물에게

가만히 등을 토닥이며 밀어주면

앞서가는 강물이 알았다는 듯

한 번 더 몸을 뒤척이며

물결로 출렁 걸음을

옮기는 것을

 

그때 강둑 위로

지아비가 끌고 지어미가 미는 손수레가

저무는 인간의 마음을 향해

가는 것을

 


 

 

그대

구월의 강가에서 생각하는지요.

 

강물이 저희끼리만

속삭이며 바다로 가는 것이 아니라

젖은 손이 닿는 곳마다

골고루 숨결을 나누어 주는 것을

 

그리하여 들꽃들이 피어나

가을이 아름다워지고

우리 사랑도

강물처럼 익어가는 것을

 

 

 

 

 

그대

사랑이란

어찌 우리 둘만의 사랑이겠는지요.

 

그대가 바라보는 강물이

구월 들판을 금빛으로 만들고 가듯이

사람이 사는 마을에서

사람과 더불어 몸을 부비며

우리도

모르는 남에게 남겨줄

그 무엇이 되어야 하는 것을.

 


 

 

구월이 오면

구월의 강가에 나가

우리가 따뜻한 피로 흐르는

강물이 되어

세상을 적셔야 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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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9월의 강가든 10월의 강가든

나갈 수 있기를...

 

그래서

비록 따뜻한 피가 흐르는 강물~ 까지는 못 된다 할 지언정

이스리가 흐르는 또랑물이라도 되어

논두렁 밭두렁에라도 스밀 수 있는 세상이

빨.리. 왔으면 좋겠네...........욤.

 

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