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or 여행기

호명산

엄마의딸 2019. 2. 6. 20:05



호명산...


작년 회사 창립기념 행사때 곽센터장과 대표로 둘이 산행을 한 이후

오랜만에 찾은 산이다.


집 가까이에 있었음에도 왜 이리 외면했었는지....

청평역에 도착하면서부터 웬지모를 미안함이 밀려왔다.


(09:52) 청평역의 하늘은 맑음



역에서 내려 역사 안에서 스틱을 펴는 등 산행 준비를 마치고 나오니

맑고 푸른 하늘이 내려다보고 있었다.



(10:00) 새로운 다리가 객을 맞이한다.



작년에 공사하는 것을 보긴 했지만, 이렇게 이쁜 다리가 생겨났을 쮸리야~~~

멀리서도 한눈에 쏘옥 들어왔다.


주변 분위기랑 좀 안어울리는 애매함은 있었지만, 모 어때...???

먼저의 그 돌다리의 겨울 위험을 안다면....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10:21) 여전한 오름길



언제나 이곳은 초입이 개힘드러~~ 이다.

계속되는 오름길은 아무리 전문가라 해도 혀를 내두룰 지경이다.


헥헥헥...!!!



(10:22) 셀카놀이



잠시 다리쉼 하다가 셀카를 한 번 찍어봤다.

가뜩이나 요즘들어 야윈 얼굴이....더 부각되었다.

에잇...씨...!!



(10:37) 전망대에서의 조망



땀방울이 또르르...흘렀지만

전망대에서 맞는 강바람과 조망에 힘듦을 잠시 잊는다.


인간사도 산행과 같아서,

이렇게 땀 흘리는 수고로움에 그간의 맘고생을 잠시 잊는 편리한 두뇌가 존재해서

살아지는 게 아닐지.



(11:10) 호명산 정상



어느덧 정상이다.

그사이 하늘은 구름이 잔뜩 몰려들었고 사위는 뿌옇게 변했으며 바람도 꽤 차가워졌다.

청평역에서의 그 하늘은 이미 심한 과거가 되었다.


쟈켓을 내어 입고 앉아 따뜻한 믹스커피 한 봉을 탔다.

그리고 준비해간 빵 몇 조각을 입에 넣는다.

오늘의 첫 식사이다.

믹스커피의 달달함에...그나마 몇 조각 넘어간다.

왤케 힘들까...??



(11:47) 돌탑



너덜지대 한 모퉁이에 돌탑이 쌓아져 있다.

누군가의 간절함이 저 하늘에 닿기를,

또한 나의 간절함도 저 하늘에 꼬옥 닿기를.



(11:56) 기차봉



뿌연 하늘에 사위는 보이는 게 별로 없다.

겨울엔 나뭇가지들 사이로 양평 용문산까지도 가늠되는 곳인데.....



(11:56) 딱다구리...크낙새...???



기차봉 사진을 찍오 있는데, 어디선가 딱딱딱..!!! 소리가 연신 들려온다.

넘 가깝게 들여오는 소리에 어..???? 하며 사위를 둘러보니

나무를 열심히 쪼아대는 새 한 마리가 눈에 들어왔다.

오늘 산행의 별미다.



(12:46) 호명호수



드디어 호명호수에 닿았다.

영상의 기온답게 물은 잔잔하게 고여있었고 인공 조형물들이 떠 있었다.


나를 따라오다 만 이상한 조합의 가족이...그나마도 부러웠던 시점이다.

아버지와 아들과 이모...???

호명산 정상에서 내 뒤를 바짝 따라오던 아버지는 아들과 이모가 너무 늦어 버리고 따라갈 수 없다며,

호명호수로 먼저 출발하는 나를보곤 꽤나 안타까워 했는데,

일면식 없던 그 가족들과 인사를 하고 내려서며, 그 아들의 밝은 웃음이 왜 그리 밟히는 것인지.

이제...나도 나이를 먹나보다.


가끔 난 울 엄니께 이런 말을 던진적이 있다.


엄니!

나도 엄니 딸 같은 자식 하나 있었음 좋겠어~~


그럼 울 엄니 답 주신다.


그러게 말이다~


하나마나한 대화속에 맥 풀어지는 순간이다.

난....나중에 어찌 살아가고 있을까...???



(13:31) 솔 숲



드디어 오늘 산행의 끝이 보인다.

호명산은 청평역세서부터 이든 상천역에서부터이든...초입엔 반드시 솔숲을 만나게 된다.

잔잔하게 깔린 갈잎 위로 꼿꼿하게 서 있는 나무들을 바라보며,

내 흩어진 자존심과 자존감을 조심히 긁어 모아 다시 한 번 추켜 줘 본다.


잘 하고 있는 거야.



(13:42) 상천역


좀 부지런히 걷긴 했다

비록 두 번의 간단한 휴식을 갖긴 했지만 총 3시간 50분만에 모든 게 완료 되었다.


엄니랑 약간의 트러블을 삭이려 나섰던 산행길이었다.

역시...땀 만큼 큰 보상은 없는 듯 하다.

다시 한 번 쉼 호흡 크게 하고,

사랑하는 김여사를 끌어안아야지.


흘린 땀방울 숫자만큼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집으로 향한다.


아고, 배고파라.

뱃가죽이 등가죽에 달라붙어...숨 쉴 여력도 없다.

빨리 가서 이스리에 적셔...살살 달래가며 떼어줘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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