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눈이 부시게] 엔딩 내레이션(김혜자)
내 삶은 때론 불행했고 때론 행복했습니다.
삶이 한낱 꿈에 불과하다지만
그럼에도 살아서 좋았습니다.
새벽에 쨍한 차가운 공기,
꽃이 피기 전 부는 달큰한 바람,
해질 무렵 우러나는 노을의 냄새,
어느 하루도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지금 삶이 힘든 당신,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당신은 이 모든 걸 매일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대단하지 않은 하루가 지나고 또 별거 아닌 하루가 온다 해도
인생은 살 가치가 있습니다.
후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하기만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마세요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엄마였고, 누이였고, 딸이었고
그리고 나였을 그대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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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끝난 드라마 [눈이 부시게]의 마지막 장면에 나온
주연배우 김혜자의 내레이션이다.
치매로, 모든 기억을 읽고
오로지 자신의 청춘시절만을 기억하는,
그래서 아들 며느리를 아부지 엄마로 불리게 되는....
그나마 띄엄띄엄 재방이라도 보며 이야기를 연결시킬 수 있었던 드라마.
아마도, 내게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다른 어른보다 훨씬 많은
울 엄니가 계셔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하나씩....기억을 잃어가는 엄마.
이젠 습관적으로 하시던 것 들만 즐기시고
생각에 의한 행동이 점점 줄어드는 엄마를 보며,
내가 할 수 있는 게 너무 없다는 것이 안타깝고 화가난다.
그래도,
아직 내 이름 석자를 기억하고, 울 장미와의 산책을 기억하고
출근길 잘 다녀오란 인사와 퇴근길 반겨주시는,
세상 하나뿐인 내 엄니가 계시니
오늘도 헛기침 한 번 크게 하며, 눈부신 하룰 살아보려 한다.
대단하지 않은 하루가 가고 별 거 하닌 하루가 온다 해도
어제 때문에 후회하고 미래 때문에 불안해 하더라도
오늘은...오늘 하루로 충분히 즐길 자격이 내겐 있다고....작가는 말해준다.
누구나가 아니라 선택 된 그들 중 한 명이 울 엄마고,
그런 엄니를 엄마로 둔 내 복은....피할 수 없는 내 몫이므로.
그저
살아계시는 동안 편히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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